2009년 6월 17일 수요일

축의금 만삼천원

 

 

약 10 여년전 자신의 결혼식에

 

절친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

 

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 눈물을 글썽이면서

 

축의금 만 삼천원과 편지1통을 건네 주었다..

 

친구가 보낸 편지에는.....

 

"친구야! 나 대신 아내가 간다.

 

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.

 

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

 

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수 없음을 용서해다오.

 

사과를 팔지 않으면

 

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.

 

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.

 

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이다.

  

하지만 슬프지 않다.

  

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

 

마음만은 너무 기쁘다.

 

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

 

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

 

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.

   

아내 손에 사과 한봉지를 들려 보낸다.

 

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

 

신혼여행가서 먹어라.

 

친구여~ 이 좋은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다오.

  

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."

  

- 너의 친구가 -

 

 

 

 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.

 

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먹어댔다.

 

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....

 

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텐데..

 

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

 

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.

 

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.

 

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

 

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.

 

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.

 

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...

 

친구야! 술 한잔하자

 

우리들의 주머니 형편대로 포장마차면 어떻고 시장 좌판이면 어떠냐?

 

마주보며 높이든 술잔만으로도 우린 족한걸,

 

목청 돋우며 얼굴 벌겋게 쏟아내는 동서고금의 진리부터

 

솔깃하며 은근하게 내려놓는 음담패설까지도

 

한잔술에겐 좋은 안주인걸,

 

 

 

자네가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 아프고

 

부끄러워도 오히려 웃는 자네 모습에 마음 놓이고

 

내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말할 땐 뭉클한 가슴.

  

우리 열심히 살아보자.

 

찾으면 곁에 있는 변치않는 너의 우정이 있어

 

이렇게 부딪치는 술잔은 맑은소리를 내며 반기는데,

 

친구야! 고맙다....

 

술 한잔하자

 

친구야 술 한잔하자!

 

댓글 7개:

  1. trackback from: 은성 결혼식 축가 : 김동률 '감사'
    2009_05_23 土 부천 소풍 컨벤션 센터 은성 결혼식 은성이가 부른 축가 신랑 노래 잘 부른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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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2. 진짜 우정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글이네요.



    잘 보고 갑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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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3. 주인장의 이야기이신가요?

    추천글 따라 들어왔습니다. 가슴 뭉클한 이야기네요. 잘 보고 갑니다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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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4. 비밀 댓글 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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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5. @Anonymous - 2009/06/22 10:46
    죄송합니다.

    항상 좋은 날들되시구....

    하나님이 주시는 풍성한 삶 과 평안함을 되시길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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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6. 친구끼리 무슨 축의금을 신경을 쓰는지...,

    친구란? 그냥 마주보는 거울과도 같은 것 아닐까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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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7. 진정한 친구의 모습 아름 답죠!!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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